맑은내일(본사 창원시)이 증류식 소주를 새롭게 내놓으면서 지역 쌀 소비를 대폭 늘려가고 있다.
맑은내일은 우리 지역에서 77년간 자리를 지켜 온 농업회사법인이다. 발효 기술을 중심으로 전통주·건강즙·음료 등을 생산하고 있다.
맑은내일이 '창원생탁주' '맑은내일 유자' '막걸리' 등을 생산하며 소비하는 쌀은 월 25t가량이다.
1년 소비량이 300t을 넘는다. 주요 수급 지역은 △밀양 △의령 △창녕 △창원 △함안 △합천이다.
박중협 대표는 "1년 전보다 쌀 가격이 ㎏당 2000원가량 내려간 걸로 안다"며
"다른 농산물 가격은 오르는 반면 쌀값은 지속해서 내림세를 보였다"면서 농민들을 향한 안타까움을 내비쳤다.
맑은내일은 최근 곡류 증류주 '빛 24' '빛 32 오크'를 전국에 선보였다. 이에 앞으로 더 많은 쌀을 필요로 한다.
맑은내일은 내년부터 경남 쌀 소비량을 최소 600t, 많게는 900t까지 잡고 있다.
박 대표는 맑은내일이 지역 쌀을 소비함으로써 농민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.
그는 "쌀을 발효해 술로 만드는 일이 맑은내일 정체성이라고 본다"고 말했다.
증류식 주류에 쓰이는 쌀이 따로 있을까? 박 대표는 경남에서 나는 쌀은 대부분 적합하다고 했다.
박 대표는 "농업기술이 발달해 도내 생산품은 질적으로도 우수하다"며 "창녕 1공장 인근 지역 쌀을 주로 쓰지만,
경남 전역의 쌀은 모두 믿고 쓸 수 있다"고 말했다.
'빛 24'는 지난달 31일 전국 1만 5000여 CU 편의점에 출시됐다.
도수는 24도, 소매가는 7900원이다. '빛 24'는 쌀 발효에서 숙성까지 거치는 기간이 1개월 정도다.
'빛 32 오크'는 21일부터 전국 CU편의점에서 판매된다.
도수는 32도로 소매가는 1만 2900원이다.
'빛 32 오크'는 공정 하나를 더 거친다.
쌀을 발효해 증류를 마친 술에 '셰리 오크(Sherry Oak)' 조각을 넣어 숙성시킨다.
이 과정에서 맑은 갈색빛을 낸다. 게다가 발효 과정에서 풍부한 향을 머금었던 술이 오크와 결합해 특별한 맛과 향을 낸다.
이 때문에 '빛 32 오크' 제작 기간은 2개월가량 된다.
현재까지 두 제품 생산량은 10만 병이 넘는다. 올해 12월까지 25만 병 가까이 생산할 계획이다.
맑은내일은 올해 안에 저도주 '빛'도 내놓을 계획이다.
'빛'은 빛깔이나 마시는 방법에서 위스키와 비슷하다.
하지만 밀이 기반이 된 위스키는 비교적 거친 맛이 난다.
'빛'은 발효한 지역쌀을 증류해 은은한 단맛을 낸다.
맑은내일은 11월 중 창원 귀산 3공장에 증류기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.
박 대표는 "앞으로 주류업계 중심은 증류식 소주, 증류식 과실주(브랜디)가 될 것"이라면서
"맑은내일이 10년간 쌓아온 증류주를 선보이며 우리 지역 쌀 소비량도 늘려나가겠다"고 말했다.